



대웅전에는 주지스님과 함께 예불을 드리고 계셨다. 경건한 분위기에서 나는 다양한 소리들은 우리의 마음을 맑게 했다. 염불을 외는 소리와 목탁두드리는 소리가 함께하여 하나의 울림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내 마음에 큰 울림을 가져올만한 대단한 울림이었다.
나는 그 울림을 눈감고 들어보며, 내가 반성해야할 순간을 다시 떠올리고 다시 비워냈다.
처마 끝에 자연의 힘으로 반동하는 물고기의 울림,
쪼르르 떨어지는 청아한 물줄기의 울림.
나는 어느덧 마음의 소리를 느끼고 있다.




우리는 점심공양을 하러가기 전 또 하나의 소리를 발견했다.
정말 예상치 못했던 소리.
멀리 풀밭에서 "야옹~ 야옹"하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만 들어서는 분명 큰 고양이는 아닐 터
풀 밭을 뛰쳐나온 고양이는 정말 갸냘프고 귀여운 고양이 한마리였다.
우리는 귀여워서 어쩔줄 몰라했다.
우리를 너무나도 좋아하고 잘 따라줬던 백련사의 고양이.
스님은 저 아래에 강아지도 있다고 하셨는데 우리의 눈에는 요 조그마한 고양이가 맨 먼저 눈에 들어왔다.
바로. 백련사 친구의 소리.



공양하러 가는 길,
그 길에서 만난 장독에서 익어가는 마음들을 보고
조미료 하나 들어가지 않은 절밥을 먹는다.
절 식구들이 우리에게 밥을 퍼주며 덕담을 해주고, 수박이며 밥이며 더 챙겨주려 하시고,
이윽고 절에서 빚은 떡을 우리에게 한아름 안겨주신다.
배고플때 먹으라면서, 갑자기 찾아온 이방인을 웃음으로, 마음으로 맞아주신다.
다시한번 마음이 내 안이 맑아진다.



백련사에 있는 연꽃, 백련. 개구리가 뛰어놀고 찬란히 햇볕을 반사하는 중.
영식이는 한동안 이곳에 매료되 사진을 찍는데 열중한다.
여기서 반사되는 햇볕은 다시 구름으로 쏘아올려지고,
구름은 흐르고 흐른다.
들리지는 않지만 우리는 구름의 소리를 짐작한다.


정적이 흐르는 백련사는 바람이 화음을 만들어 낸다.
바람은 나무를 스치고 그 스치는 소리에 따라 새들이 노래하고, 계곡은 그 리듬을 타고 흘러내린다.
바람이 스치는 소리, 계곡의 소리.


수련관에서 정면을 보고 미닫이 문을 활짝 젖혀보았다.
"드르륵"하는 소리와 함께 빛줄기가 들어오고 들리지 않던 소리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바람이 눈가에 스친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마음이 열리는 소리.
우리는 이 광경을 보면서
소름이 끼쳤다.
너무 아름답다.
와아. 너무 행복하다.

우리는 계속해서 소리에 집중하며 백련사 경내를 돌아다녔다.
그러던 중 한 블로그에서 백련사 뒤에 거대한 잣나무숲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곳을 찾기로 했다.
누구에게도 물어보지 않고 길을 찾아 헤메었다.
그러던 도중 동행한 재훈이와 영식이가 신발째 진흙탕에 빠져버렸다.
보통같으면 빠질 때 '아이씨'라고 할 수도, 진득히 짜증을 낼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누구하나 불평하지 않고 웃음을 지었다.
"짜증나지 않아?"
"아니, 괜찮아. 어차피 씻고 말리면 되는걸"
그러면서 아무렇지 않게 신발을 깨끗히 씻고 축령백림을 찾으러 떠난다.




길을 헤메이고 헤메이다 할머니께 여쭤보았다.
"아이고, 그렇게 가는게 아니라 절 입구 밖에 길이 하나 또 있어~"
"아 그래서 저희가 헤메었던거군요!"
"학생들 갈때 모자를 쓰고가~ 내가 빌려줄텐께"
우리는 죄송한 마음도 있고 해서 거절하고 나왔다.
등돌리고 길을 가는 우리에게 할머니는 계속 외치셨다
"모자를 쓰고가~"
그 이유는 길을 올라가며 알 수 있었다. 백림까지 가는 거리에는 우리를 막아줄 나무가 없이
그대로 햇빛을 쬐야 하는 구조였기 때문.
30분을 오르면 보이는 축령백림은 가도가도 보이지 않는다. 혹시나 우리가 지나치진 않았던 걸까?


비탈길을 등지고 걷기도 해보고
아래에 보이는 가평의 풍경을 보면서 감탄도 해본다.
그러나 시간은 부족해오고 쉽사리 축령백림은 나타나지 않는다.
한 50분을 걸었을까.
우리는 다시 하산하기로 한다.
정해진 시각에 버스를 타러 나가야 하기 때문.
나중이 되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조금만 더 올랐으면 축령백림이라 한다.
아직 우리는 더 성장해야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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