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여행기] #23. 로어맨해튼엔 무언가 색다른 느낌이 있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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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19, 2022

어제였나?
인터넷을 신나게 서핑하며 MSN을 돌아다니다가 마돈나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뉴욕 로드버즈에서 마돈나 앨범 발매 쇼케이스 진행' '가격은 무료!'

순간 두근댔다. 마돈나를 이곳에서 볼 수 있다니! 실물로!
무조건 빨리 가서 자리를 맡아 하루를 죄다 투자해 보자 마음을 먹었다.

일찍 일어나서 53번가를 향해 뛰었다. 마돈나쯤이야 쉽게 볼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미국애들은 정말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 아예 모포와 침낭까지 준비, 심하게 내리쬐는 자외선을 피하기 위해서 파라솔과 우산까지 준비해서 대기중이신 마돈나의 팬들. 그들을 영접(?)하자 마자 심하게 손발이 떨려왔다.

"여기... 마돈나 쇼케이스 줄 맞죠?"
"네 맞아요"
"몇..시간이나 기다리셨어요?"
"어제 밤부터 13시간이요! 물도 안마시고 13시간!"
"헐... 그럼 표 이미 배부 된건가요? 팔에 차고 있는게 쇼케이스 표에요?"
"네! 오늘 새벽 6시에 배부 완료되었어요. 죄송합니다.."

아....
이미 그들은 표를 받고 기다리고 있었던 상태였고, 이미 나는 한참을 늦었던 거다.
"죄송하긴요 좋은 시간되세요!"
하고 터덜터덜 나왔다. 대단하기도 하지 정말
어찌 이렇게 빨리 나와서 10분 밖에 되지 않는 공연을 기다리고 있다니, 50세가 넘으셔도 근력이 대단하신 마돈나 여사님과 그 팬들이 대단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일정이 틀어졌으니 어딘가는 가야하겠고 다음일정을 생각해낸것이 저번에 전부 돌지 못한 노호부터 로어맨해튼 까지의 일정을 짜기로 했다.

보통 관광객들이 잘 찾지 않는 로어맨해튼이지만 가이드 없이 길만 걸으면 되니까, 마음편하게 먹고 출발했다.

노호는 소호와 NYU가 위치해 있는 14번가 사이에 있는 지역으로 지하철 4.5.6선을 타고 Bleenker st에서 내리면 닿을 수 있는 곳이다. 역에서 내려 큰 아디다스 상점과 DKNY 상점이 보인다면 그 근방이 노호라고 할 수 있다. 노호는 단어 그대로 소호와 닮고 싶어 하는 곳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소호보다는 조금 더 유니크한 소품들을 많이 팔고 있으며 관광객에게는 그다지 인기가 그리 좋지 않아 그냥 지나치는 곳으로만 인식되어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노호에는 라이카 갤러리같은 제품 갤러리가 위치해 있어 소소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노호를 나와서 쭉쭉쭉 걷는다. 생각없이 걷다 보면 떡하니 나오는 8번가. 8번가가 시작된다는 것은 NYU와 이스트빌리지가 있다는 뜻으로 8번가에서 북쪽을 바라보고 왼쪽은 NYU, 오른쪽은 이스트빌리지다. 먼저 대학가에 온 이상 NYU를 안가볼 수는 없는 노릇. 예전에 보았던 알라모의 반대방향으로 신나게 걷는다.

음.
"자외선차단제 55짜리를 발랐는데 적당히 따숩구나"
NYU로 걷는 것은 굉장히 고된일이 아닐 수 없다.

비.교.적. 이쪽으로 걷는 길은 높은 건물이 보이지 않을 뿐더러(있다고 해도 대학건물 뿐)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모든걸 즐겨야 한다는게 뉴요커의 철칙. 매연과 군중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아야 한다!

스타벅스가 눈에 보이지만 먹으러 가지 못하는 거지의 대 서사시 여행.
NYU는 일전에 말했듯이 따로 정문이라는게 없어서 이쪽을 구경하는 요령은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던 건물만 구경하는게 좋다고 말한적이 있다. 난 사실 이곳에 대한 특별하게 의미부여한 것이 없었기때문에 도서관을 찍고 나오기로 했다. 예상대로 도서관은 정말 웅장하고 깔끔하다. 학

생이 아니면 로비까지 밖에 갈 수 없기 때문에 로비에서만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그 규모는 짐작컨데 상당히 크다. 저녁에 가면 더욱 아름답다고 하니 한번 가보는것도 좋을 듯하다. 이곳에서 바로 나오면 워싱턴 스퀘어로 지금은 대대적인 공사중이다. (이번 2009년경에 공사가 마무리 되었음)

뉴욕대 근처의 풍경

생각보다 많이 달았던 매그놀리아 컵 케익

이스트 빌리지를 향해 걷다

이스트빌리지를 둘러보면서 감자를 야금야금 먹다가 알파벳 시티까지 가서 공원을 찾아내고 실컷 먹었다. 노을이 지는 알파벳 시티는 예전에 노을지는 로어이스트빌리지의 느낌이 살짝 들었다. 여기도 아파트가 듬성듬성 많고 이민자들이 많은 느낌. 감자를 다 먹고 서서히 혼자서 돌아본다. AVE A,B,C,D 알파벳으로 되어있는 에비뉴들이 참 인상깊다. 할라푸드를 먹으며 걸어가는 사람들이 정겹다.

알파벳 시티를 다시 걸어오면서 아기자기한 개인 공원들 그리고 이제 서서히 이스트 빌리지는 젊음으로 하루를 불태우려는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바람이 선선해 지니 맥주를 한캔 먹고 있는 뉴요커들.
이스트 빌리지의 조용함이 북적임으로 변하는 순간이다. 물론 변하지 않는 것은 여유라는 것.

당신이 로어맨하튼을 여행한다고 하면 꼭 그들의 삶을 느껴보는 것도 좋지만 노을 질 때 그 지역을 여행하면서 나 자신의 여유를 한번 만들어 보는 것도 어떨까 싶다.

그 여유를 가지고 오늘의 마지막은 야경으로 마무리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무작정 야경을 보러 떠났다. 중간에 예쁜 플랫아이언빌딩을 한번 찍고, 바로 V라인을 타고 루즈벨트 아일랜드 역에 도착했다. 루즈벨트 아일랜드에서 맨하탄을 바라보기 위해 뛰어 올라갔건만 이건 영.. 내가 원하던 야경이 아니다.

너무나 맨해튼이 가까워 내가 맨해튼에 있는 느낌, 맨해튼을 가지고 싶은데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다시 지하철을 타고 이번엔 퀸즈보로역에 도착해서 좀 걸어 들어갔다. 한 15분쯤 걸어가니까 나오는 퀸즈 보로 근처에 단 하나 있는 공원, 그런데 그곳에서도 야경은 즐길 수 있을 것 같지만 너무 높은 펜스때문에 야경을 제대로 즐길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맨해튼을 옆에 끼고 계속 퀸즈를 타고 내려온다. 버스는 없고 당췌 물어볼 사람조차 없는 인적이 드문 곳에 사람들이 그다지 알지 못하는 야경 포인트를 드디어 발견하고야 만다. 그 근방에 호텔들도 서서히 들어서고 있어 분명 이곳이 야경으로 많이 괜찮겠다고 생각, 헤메인지 30분만에 드디어 찾아 낸 것이다. 마치 옛날에 부둣가였던 듯 LONG ISLAND 수문이 크게 설치되어있고 왠지 빈티지한 코카콜라 전광판이 반짝인다.

맨해튼을 가질 수 있는 방법?
그건 아마 야경을 보는 걸 거다.
위에서 보던 옆에서 보던 반짝이는 네온사인들 그리고 구름을 뚫을듯 한 마천루들은
정말 큰 감동을 준다. 사람이 오죽 없으니 찍어달랄 사람도 없고 결국 혼자서 셀카를 찍게 된다(참 난 셀카를 잘 찍는거 같다 하하)

오늘 왠지 뉴욕을 가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New york ~ New york 노래가 떠오른다

이 느낌을 간직하고 싶다면
꼭 야경을 추천한다.
물론
절대 진리는 봄 시간으로 7시에 도착해서 서서히 노을지는 야경을 봐야 함이 포인트.
59번가에서 좀 늦게 이동한다 싶다면 59번가 1번 AVE 에서 케이블카를 운행하고 있는데 이 안에서 보는 야경도 꽤 괜찮다고 한다(메트로카드 이용가능)

뉴욕, 자꾸만 내것이 되어간다!

참고지도!

야경 정보 지도

사람들이 당시에는 별로 없었다. 항상 방문했을때도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던 듯 한데, 나도 사실 야경을 어디서 보면 젤 예쁠까 검색해봤지만 포스팅을 발견할 수 없어서 직접 찾아낸 곳이다. 원래는 저기 보이는 퀸즈브릿지 역부터 하천변을 따라 걸었는데, 다 철조망이 쳐져 있어서 경치를 보긴 힘들었는데 바로 저기! 포인트라고 명시한 부분에 아주 좋은 목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곳은 근처 Vernon Blvd, Jackson Ave역에서 내리면 제일 가까울 것 같다. 뉴욕 맨하탄 야경 최고의 조망포인트는, 퀸즈, 뉴저지, 스테이튼아일랜드, 브루클린을 통틀어 다시한번 포스팅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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